Hyein Lee and Osheen Siva
2019 Next Door to the Museum Artist-in-Residence

Artist: 
Period:  May 25 - Jun. 4, 2019

Mural by Hyein Lee, 2019

Text by Yujin Lee
Hyein Lee’s paintings breathe. Lee started plein air paintings in 2010. Outside the studio walls, the artist is not only exposed to her visual environment but also a variety of other elements such as wind, sound, sand, and dust. To quote Lee’s words,
“Once I am outside, many, actually almost all, things are out of my control. I have to be aware of the specific time, place, weather, animals, plants, and insects that I am immersed in and with… The will of all of these things, in some way, overpowers my will to control the painting.”
Lee’s en plein air, born out of an unexpected stimulus and discomfort, is the crux of her artistic practice, which takes a step beyond a simple sensorial impact.
“I take refuge in the fact that I am there, I am confronting that thing that ‘exists’ in front of me, the thing that I ultimately must paint.”
By taking the consciousness of painting beyond the walls of the conceptual realm (the studio) and into the midst of life (the outdoor), Lee reaches an existential question of living. I wonder, what was her experience immersed in Jeju’s old farm house , and how has it impacted her mind and body to create this mural that breathes…
*Two quotation taken from 2013 conversation with curator Kim Joowon​​​​​​​
Hyein Lee (b. 1981, Goyang, South Korea) earned her BFA and MFA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She has had solo exhibitions at established institutions around the world, such as Doosan Gallery (New York), Daegu Art Museum (Daegu), and Kunstlerhaus Bethanien (Berlin). She is primarily a painter and an installation artist working and exhibiting extensively in and outside of Korea.

이혜인의 회화에서 바람이 느껴진다. 2010년부터 그는 캔버스를 들고 주변 야외 풍경을 사생하기 시작한다. 스튜디오 밖의 환경은 눈앞의 대상과 그것을 비추는 내면적 상상력뿐 아니라 바람, 소리, 모래, 먼지 등의 추가적인 요소들에 노출되어 있다. 작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야외에 나가면 많은 부분, 사실 대부분이 통제가 안 된다… 그릴 수 있는 시간, 장소, 날씨, 주변 동물, 식물, 곤충 등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모든 다른 것들의 의지가 내가 그림을 통제하고자 하는 개념적 의지를 넘어선다고 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예상할 수 없는 자극과 불편 속에서 탄생한 “야외사생”이 이혜인 작품의 핵심이다. 그것은 단순한 오감의 자극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작가는,
“나는 그 장소에 있고, 내가 눈앞에 '존재'하는 저것을 마주하고, 그것을 그리고 있다는 위안”
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는 작가가 회화라는 예술적 행위에 대한 자의식을 개념적 공간(작업실)을 넘어 삶의 영역(야생)으로 담아감으로써 예술을 통한 존재론적 질문에 도달한 것이 아닐까. 매일 그의 벽화를 보며 나는 상상한다. 1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제주 옛집에서 생활하며 작가는 무엇을 체감하며 시원한 초여름 바람을 내뿜는 이 멋진 벽화를 여기 이곳 옛집 귤 창고 벽에 남기고 갔을지…
*두 개의 인용문 출처: 2013년 김주원 큐레이터와의 대화 중
이혜인(1981-, 고양)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두산갤러리 (뉴욕), 대구미술관 (대구),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베를린)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 국내외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회화 및 설치 작가이다.
글. 이유진​​​​​​​

Mural by Osheen Siva, 2019

Text by Yujin Lee
I first saw Osheen Siva’s art on social media. Born in the 90s, sharing her work on such platforms must be a natural thing to do. Scrolling through her work on a small smartphone screen, I saw a conspicuous boldness, an embodiment of the digital generation, and riveting lines and colors that immediately captured my attention. Her personality was forthright as well. In 2018, I invited Siva to create new artwork for a group exhibition that I was curating for New York Asian Film Festival. At that point, we’ve never met or conversed. She not only accepted my invitation without hesitation, but also replied with a compelling new work of art. Siva was definitely the open-minded young artist that I’m inevitably drawn to, hungry for creative opportunities.
A year later, I invited her to participate in the mural project in Jeju Island, where we finally met in person. Eating, drinking, and making art together, I came to know a little more about her background. She is Indian, who spent her youth attending international schools in China because of her father’s job. Only recently did she moved back to India, which was a big environmental and cultural transition. I was wondering about her perfect English and an unaccountable sense of globalism in her bearings (just like the one I carry myself, having studies and lived in the US for many years). Perhaps that was why, despite our age gap, we were able to share and appreciate each other’s thoughts on topics such as contemporary art, feminism, and climate change etc.
Created at the peak of Globalism and Digital Era of the 90s and 2000s, Siva’s work carries a sense of populism that aspires to connect with an audience beyond her native country of India. Often combining image with text, her work appears to be poster-like. This maybe because she originally studied communication design and worked as a graphic designer before making an inevitable shift to art. Siva also painting text along with images for the mural in Jeju. Above the iron door of an old Jeju barnhouse, she wrote/painted ‘love காதல்(Kātal)’ twice in Tamil, one of the few classical languages still in use today, taken as the official language in Southern India, Sri Lanka and Singapore.  “love love காதல் காதல்” I wanted to ask her why this phrase, but I didn’t. When the neighborhood elders and passersby ask me about it, I would simply say, “It says ‘love love’ in Southern Indian language,” and quietly walk away, giving people space to take in this mural with an unfamiliar image and text painted by an artist from far away.
Just recently, Siva finished a four stories tall mural painting in Chennai, India. In an interview she said, “I love the challenge of working on a large scale mural because of its process of trial and error and its integration to the society.” Observing her mural everyday, I anticipate the many more public murals she will be creating in the future.

나는 오쉰 시바의 작품을 소셜미디어에서 처음 접했다. 90년대생인 그에게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당연하고 효과적인 작품 발표의 장이다. 핸드폰의 작은 화면으로 처음 마주한 그의 작품은 디지털 세대를 대변하듯 대담하고 명확했으며, 내 시선은 그의 강렬한 이미지와 색감에 압도되었다. 그의 태도와 성격 역시 시원스러웠다. 2018년 뉴욕아시안영화제 주최로 현대미술 전시기획을 맡은 나는 일면식도 없는 그에게 본 전시를 위해 신작을 제작할 수 있냐고 연락을 취했는데, 시바는 흔쾌히 승낙했을 뿐 아니라, 아주 멋진 작품으로 화답했다. 그는 분명 내게 영감을 주는 창작의 기회에 배고픈 젊은 예술가였다.
이를 계기로 약 1년 후 저지리 마을 벽화 프로젝트에 그를 초청하면서 제주에서 처음으로 그와 대면했고, 함께 먹고 마시고 그림 그리며 그의 삶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인도인인 그는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중국에서 국제학교를 다녔고 최근에서야 인도로 돌아가 생활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쉽지만은 않은 환경과 문화의 적응기라고 토로했다. 어쩐지 그의 유창한 영어와 그의 태도에서 묻어나는 왠지 모르는 미국식 글로벌리즘이 설명되었다. (미국에서 오래 공부하고 생활한 내가 가지고 있는 설명하기 힘든 그 무엇처럼…) 그래서 그런지 적지 않은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대미술, 페미니즘, 기후변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1990~2000년대 글로벌리즘과 디지털 시대의 정점에서 탄생한 그의 작품은 다분히 대중적이며, 그의 관중은 분명 인도인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조합을 많이 사용하는 그의 작품은 포스터적인 느낌이 강한데, 이는 그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예술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온 배경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제주 벽화에도 그는 이미지와 함께 텍스트를 남겼다. 현재까지 인도 남부, 스리랑카,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고전 언어 중 하나인 타밀어로 ‘사랑 காதல்(Kātal)’을 제주 옛 창고 문 위에 두 번 반복하여 쓴 것이다. “사랑 사랑 காதல் காதல்”, 왜 그 문구를 남긴 것인지 너무 묻고 싶었지만, 난 그 이유는 작가에서 묻지 않았다. 동네 어르신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물어보면, “인도 남부어로 ‘사랑 사랑’이래요” 하면서 쓱 사라져 준다. 사람들이 멀리 인도에서 온 그의 작품을 마주하며, 또 그림이나 기호로 읽히는 생소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접하며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기 위해.
시바 작가는 최근 인도 첸나이(chennai) 지역에 건물 4층 높이의 대형 벽화작업을 완성했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저는 대형 벽화작업에 도전하는게 좋아요. 왜냐하면 시행착오의 과정을 바탕으로 지역민의 삶 속으로의 통합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죠”라며 벽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주도 저지리에 남긴 그의 벽화를 매일 마주하면서, 앞으로 그녀가 세상에 남길 수많은 벽화를 기대해본다.
글. 이유진

Mural (detail) by Osheen Siva, 2019

Text written in Tamil reads, "Lov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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